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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몸이라고? ’

‘ 흑흑흑! 당연하지! 몸은 하나잖아? 우리 모두의 것이지. 흑흑흑! ’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던 다시 자신의 몸을 찾아야 했다.

‘ 어떻게 하면, 몸을 찾을 수 있지? ’

‘ 흑흑흑! 지난 번 네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처럼 그런 외부적인 충격이 있어야 해. 그렇게 되면, 지금 우리 몸을 장악한 저 놈이 정신을 잃게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 중 하나가 몸을 장악할 수 있게 되지. 그런데, 저 놈이 워낙 영악한 놈이라 아마 그런 모험을 하지 않을 것 같아. 다른 놈이면, 희망을 가지겠는데, 영, … . 흑흑흑! ’

가망이 없을 것 같다는 슬픔의 인격 말에 장진호는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득 의문점이 들었다.

‘ 혹, 내가 다른 인격들을 흡수하여 힘이 강해지면, 저놈을 제압하고 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 흑흑흑! 불가능해. 인격이 몸을 장악할 수 있는 방법은 머리로 들어가서 뇌를 장악해야 하는데, 그 입구가 정해져 있지. 저놈이 이미 그곳들을 전부 막았단 말이야. 저 놈이 닫힌 문을 열거나 외부충격으로 인하여 파괴되지 않는 한, 우리가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뭐, 잔소리를 할 수는 있지. 흑흑흑! ’

‘ 잔소리를 한다고? ’

‘ 흑흑흑! 우리 몸에게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 그럼 그것이 그놈에게 전해지게 되어 있어. 그놈이 선별해서 듣기 때문에 네가 말을 한다고 다 듣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건 그놈이 알아서 하겠지. 흑흑흑! ’

그의 말에 따라 장진호는 직접 자신의 몸을 제압하고 있는 인격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 내 말 들리냐? ’

‘ … ’

‘ 내 말 들리냐고? ’

‘ … ’

장진호는 슬픔의 인격에게 말하였다.

‘ 아무 대답이 없는데? ’

‘ 흑흑흑! 그놈이 선별해서 듣는다니까. 네가 아무리 말을 해도 그놈이 듣기 싫으면 그만이야. 흑흑흑! ’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장진호가 다시 물었다.

‘ 나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이유가 뭐냐? ’

‘ 흑흑흑! 다른 녀석들은 생각이 조금 다르지만, 난 네가 우리 몸을 장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래서 도와주는 것야. 여러 개의 인격이 나뉘어져 서로 티격태격하는 것보다는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잘 지내는 것이 좋다고 봐. 이곳에 있는 동안 다른 생각하지 말고 우리 모두를 합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해. 다른 놈들은 절망에 빠져 있지만, 나하고 희망의 인격은 아직 절망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하걸랑. 너도 절망하지 말고 앞으로의 기회를 위해 준비를 해 둬.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흑흑흑! ’

‘ 슬픔의 인격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니 조금 이상하군. ’

장진호가 다소 의아한 생각을 가지자, 그가 한심하다는 말투로 말하였다.

‘ 흑흑흑! 그게 왜 이상하지? 슬픔은 모든 것을 정화하고, 자신의 현실적인 상황을 인정하는 단계의 감정이야. 슬픔은 절망이 아니야. 오히려, 희망의 전초단계라고 볼 수 있지. 흑흑흑! ’

생각해 보니 슬픔의 인격말이 타당한 것 같았다.

‘ 그래! 그 말이 맞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절망을 하는 것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생산적인 것이다. ’

그리고는 절망의 인격에게 물었다.

‘ 지금의 내가 다른 인격을 흡수할 수 있냐? ’

‘ 흑흑흑! 강한 힘으로 제압하거나 상대가 원하면 흡수를 할 수 있지. 왜 다른 인격을 흡수하려고? 쉽지 않아. 지금 넌 외부충격으로 인하여 엉망인 상태라서 다른 인격을 제압할 능력이 없어. 우리 몸을 장악한 저 놈이 수련을 할 때마다 네 상처도 치료가 되겠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그들을 어떻게 할 수 없을 터이니, 괜한 짓 하지 마! 대신에 희망의 인격을 데리고 올 터이니 그 녀석을 흡수해. 그녀석은 네 편이 되어 줄꺼야. 흑흑흑! ’

‘ 고마워. ’

‘ 고맙기는 다 우리는 위한 길인걸.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