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그 서류를 건네받은 조사관은 서명을 확인한 후에 철준에게 말했다.

“ 수고하셨습니다.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

“ 저, 저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내일 출근하면 되는 것인가요? ”

“ 내일 출근하면 누군가 이야기를 해 줄 것입니다. ”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렇게 조사를 받고 철준은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뭔가 상당히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조사는 별게 없는 것 같은데, 뭔가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선경을 생각하게 되었고, 전화를 해 보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치 자신을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 무슨 일이 있나? ’

그날 철준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다음 날, 출근을 한 철준은 자신을 비롯한 팀원 전원이 대기발령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무실은 엉망이었다.

다른 사람 말로는 당분간 정리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네는 어떻게 나왔나? 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감찰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하였다.

철준은 대기발령자실에서 하루 종일 머물렀다.

아무도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생각나는 때마다 선경에게 전화를 했지만, 그녀와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름과 직업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 등 알고 있는 것이 제한적이었다.

심지어 학교 이름도 몰랐다.

하는 일이 없어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녀가 뭔가 자신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돈을 요구하고 잠적을 해 버린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 과거 도서관에서 팀장을 만난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냥 가볍게 인사만 하고 말았지만, 그 당시에 선경이 멈칫하는 표정을 하였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두 사람이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고 있는데, 두 사람이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자신에게 다가왔다.

“ 엄 철준씨? ”

“ 그렇습니다만... ”

그러자, 두 사람은 자신들이 경찰이라고 하면서 신분증과 체포영장을 보여주고는 조사할 것이 있다면서 철준을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바로 철준은 구속이 되었다.

경찰서와 검찰에서의 심문은 감찰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조사도 길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백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바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철준은 너무 억울해서 경찰서와 검찰조사에서 팀장과의 대질심문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로서는 너무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