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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끝나자, 장진호가 다시 제자리로 와서는 정색을 하며 말하였다.

“ 그렇게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

“ 왜? ”

“ 절 바보로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

순간, 양천우는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 역시 소문대로군. 좋네! 그럼 자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을 찾아 보게나. ”

“ 어떤 방법이라도 상관없습니까? ”

“ 저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상관이 없네. ”

“ 알겠습니다. 모든 것이 결정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

“ 좋네! 그래 언제쯤이면 결정이 날 것 같은가? ”

“ 늦어도 열흘 이내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미리 준비를 해 두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 알겠네! ”

세 사람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장진호가 나가고 나자, 양설란이 양천우에게 물었다.

“ 정말, 제 병을 고칠 수 있사옵니까? ”

그런 그녀를 측은한 듯이 쳐다 보던 양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데, 왜 제게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

“ 너도 그 이유를 짐작했지 않느냐? 민망한 이야기라서 하지 않은 것이다. ”

이미 짐작을 했다는 표정을 하던 양설란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 부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나요? ”

“ … ”

“ 장단주의 말을 들어 보니, 그리고 나서 상대를 없애라고 하셨나 보군요. ”

“ … ”

“ 장단주가 왜 자신이 바보가 아니라고 했는지 알겠군요. ”

“ 네 짐작이 맞다. 모든 일이 끝나면, 그도 제거할 생각이었다. 용호상단과 진호상단이 커졌지만, 우리 상단의 힘이면, 장단주 정도는 충분히 제거할 수 있지. ”

“ 꼭 그 방법밖에 없나요? ”

“ 없다! ”

“ 증조부님! ”

“ ? ”

“ 차라리 이렇게 지내다가 … . ”

울음을 삼키며 하는 그녀의 말에 양천우가 약한 음성으로 말하였다.

“ 너도 알다시피 난 자식들을 벌써 두 명이나 앞서 보냈다. 며느리와 손자 그리고 증손까지 합하면 더 많지! ”

그리고는 양설란을 보며 강하지만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 너마저 먼저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명심하거라! 넌 나보다 먼저 죽어서는 안된다. 알겠느냐? ”

“ … ”

“ 알겠느냐고 묻지 않느냐? ”

“ 네에, 흑흑흑!!! ”

양천우는 울고 있는 양설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하였다.

“ 설란아! 울지 말거라. 모든 것이 이 할애비의 업보이니라. 날 원망하거라. 휴∼, 어쩌다가 이런 천형을 타고나 이 고생을 하누. ”

“ 증조부님!!! 흑흑흑! ”

양설란은 아버지의 품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한참동안 울었다.

시간이 흐르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양설란이 눈물을 찍으며 말하였다.

“ 걱정마세요. 증조부님! 절대 제가 먼저 죽지 않겠어요. 약속할께요. 그러니, 증조부님도 오래 사셔야 해요. 아시겠죠? ”

그녀의 말에 양천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 시각만큼은 양천우는 여느 손녀를 둔 할애비와 다를 바가 없었다.

어느 정도 격정이 가라앉고 나자, 양천우가 말하였다.

“ 장단주에 대한 네 생각은? ”

“ 전형적인 상인이더군요. 그렇게 좋은 인상은 아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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