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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는 관계로 국선변호사가 선임되었지만, 그 변호사는 철준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철준에게 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바란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라고 하였다.

그게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철준의 입장에서 죄를 지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도저히 그런 방식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자신은 무죄였다.

그리고 그것을 강력하게 경찰과 검찰에게 호소를 했지만, 그들은 그것을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변호사의 이야기로는 가장 치명적인 것이 금일봉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것과 감찰국에 신고를 하지 않은 점 그리고 받은 돈을 바로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마치 자신의 돈을 전부 빼돌리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철준이 이체한 돈을 송금 받은 계좌가 대포통장이었다는 점도 문제가 되었다.

대포통장이었으므로 자금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철준은 그 계좌가 대포통장이었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지만, 경찰과 검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철준이 어딘가 빼돌린 것이라고 간주했다.

심문에서도 그런 점을 강조하면서 어디로 빼돌렸는지를 말하라고 이야기했다.

철준의 입장에서는 팔짝 뛸 노릇이었지만, 어떻게 자신의 억울함을 풀 수가 없었다.

재판과정에서 알게 되었지만, 철준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생각이상의 금액이 해당기업에게 넘어갔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의 뇌물이 팀장 등에게 주어졌다고 하였다.

결국 철준은 팀장에게 이용당한 것이었다.

과거였다면 큰 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과거가 아니었다.

공무원에 대해 아주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었다.

게다가 철준의 경우에는 일벌백계의 경우에 해당되어 더욱 가혹한 처벌이 이루어졌다.

철준의 사건 이후에 각 급수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되었고, 금액도 정해지게 되었으며, 팀장이 함부로 보고서 수정을 하지 못하도록 되었다.

또한, 자금흐름과 관련 있는 보고서 등은 최고 책임자까지 확인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철준은 재수가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법원 판결이 끝나고, 철준은 어디론가 이동이 되었다.

전체가 막혀있어 밖을 볼 수 없는 차와 그리고 비행기가 이용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어디로 이동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철준은 지쳐 있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보았지만, 결과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문득 자신이 고아였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에게 가족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심적으로 너무 지쳐 있었기 때문에 만사가 귀찮았다.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