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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그녀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고민하였다.

증조부가 연륜을 생각하지 않고 그녀에게 주도권을 잡으라고 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이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조부가 낸 숙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었다.

‘ 증조부님도 참! 이런 것은 말씀을 해 주시면 되지. 이런 것까지 문제화 하시다니. ’

그러다 문득 자신이 받은 교육이 생각났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볼에 홍조가 어렸다.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본 양설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하였다.

‘ 이걸 이용하라는 말씀이신가? ’

불치병 아니 자신의 신체적인 특징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달리 허약해 보이는 몸이었다.

그런 몸에 그가 흥미를 가질지 의문이었다.

‘ 아니지. 상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했지. ’

그녀는 뭔가를 결정하였다.

‘ 지금까지는 당신이 이겼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절대 다를 것입니다. ’

그녀는 전의를 불태웠다.

두 달이 지나, 장진호와 양설란이 타고 있던 배는 말라카라는 곳에 도착하였다.

양설란으로서는 선택의 날이 다가 온 것이었다.

두 사람은 장진호의 선실에서 그에 대해 논의를 하였다.

“ 그래 결정은 했소? 아님 아직도? ”

“ 결정했어요. ”

“ 호! 그것 반가운 소식이오. 그래 어떻게 결정했소? ”

“ 그 전에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

“ ? ”

“ 모든 일이 마무리 된 다음에 그 사람을 어떻게 할 생각이죠? ”

“ 당신 증조부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소? ”

“ 네! ”

잠시 의아한 표정을 하던 장진호가 말하였다.

“ 내가 알아서 처리하기로 하였소. ”

양설란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 또 하나 물어 봐도 될까요? ”

그녀의 말에 장진호가 미소를 보였다.

“ 두 개 아니 열 개라도 상관없소. 물어 보시오. ”

“ 아무나 선택해도 되나요? ”

그녀의 말에 장진호는 잠시 의아한 표정을 하였다.

“ 그렇소. 아무나 선택해도 상관없소. ”

그러자, 양설란이 장진호를 쳐다 보며 말하였다.

“ 그럼, 전 당신을 선택하겠어요. ”

순간, 장진호는 흠칫하였다.

자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였지만, 그녀가 그렇게 직접적으로 나올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 당했군. ’

순간, 떠 오르는 생각이었다.

막상 말을 하고 나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는지 그녀의 양볼은 불그스름하게 변하였다.

“ 본인에 대해 얼마나 아시오? ”

“ 기본적인 정도요. ”

“ 내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아시오? ”

“ 네! ”

실제로는 좋으면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 그래도 상관없소? ”

“ 항상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실 생각이 아니신가요? 그 나이는 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그녀의 말을 통해 그냥 해 본 소리가 아니라 상당한 결심을 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장진호는 재차 확인을 하였다.

“ 기껏해야 첩이 될 뿐이오. 대천붕상단의 여식이 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오? ”

“ 상관없어요.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