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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쉽게 대답할 문제가 아니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오. 표면적으로는 표현하지 않겠지만, 돌아서서는 안 좋은 이야기를 엄청 할 것이고, 결국 당신의 귀에도 들어갈 것이오. 그런 마음고생을 어떻게 이겨낼 셈이오? ”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녀의 모습에 장진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걱정하는 말을 하고 있었다.

‘ 어? 내가 왜 이러지? ’

자신의 상황을 보고는 순간 어리둥절하였다.

자신의 무공수준이 높아지면서 다른 것들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한편, 그런 장진호의 행동을 보던 원래 인격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 호전적인 놈이 왜 저래? ”

“ 흑흑흑! 저 녀석이 흡수한 것 인격 중에서 칠정 중의 사랑(愛)과 잔정(情)이 있었는데, 무공수준이 높아지면서 그것이 작용하나 봐. 흑흑흑! ”

“ 사랑과 잔정? ”

“ 흑흑흑! 그 자체로는 그렇게 힘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극단적으로 나가는 어떤 상태를 막아주는 큰 역할을 해. 남은 물론이고 자기자신도 사랑하도록 하기 때문이지. 남을 배려하는 성격도 있고, 저 녀석은 아마 잘 모를걸. 흑흑흑! ”

“ 너는 어떻게 아냐? ”

“ 흑흑흑! 많은 연결고리가 있어서 사랑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 편이지. 원래는 내가 흡수해야 하는데, 힘이 없다보니. 흑흑흑! ”

양설란은 자신의 감정 때문에 그런 그의 표정을 보지 못하고 말하였다.

“ 그런 것 상관없어요.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어요. ”

장진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였다.

“ 다 좋은데, 당신은 세상을 너무 모르는 것 같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오. ”

“ 그렇게 힘든 병도 이겨낸 저에요. 그 정도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요. ”

어느 사이에 두 사람의 이야기는 논쟁이 되어 있었다.

바득바득 대드는 그녀의 모습에 장진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고, 그의 그런 모습에 양설란 역시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미 두 사람의 일이 결정난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두 사람 모두 놀라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양설란은 그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한참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장진호였다.

“ 내 이야기를 들어 보겠소? ”

양설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 진호상단의 경우에 대륙보다는 동남아와 천축에서 더 큰 일을 하고 있는 편이오. 대륙내에서 안 좋은 소문 혹은 대우를 듣거나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동남아나 천축의 일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소? ”

가만히 뭔가를 생각하던 양설란이 물었다.

“ 그러면 제 위치는 어떻게 되는 것이죠? ”

“ 뭘 바라오? ”

그의 말에 양설란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 그렇네요. 제가 뭔가를 바랄 처지가 아니군요. 알겠어요. 그렇게 할께요. ”

갑작스러운 그녀의 태도변화에 장진호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 뭘 생각하는 것일까? ’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녀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 천붕상단의 간자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인가? 천붕상단주는 그렇게 바보같은 생각을 할 사람이 아닌데? 아니면 동남아와 천축의 일을 알아보자는 것인가? ’

그의 생각은 그녀의 질문에 의해 끊겼다.

“ 그럼, 저는 어디서 일을 하게 되나요? ”

“ 가급적이면 대륙이 아닌 다른 곳이 좋겠지. ”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하였다.

“ 싫어요. 꼭 뭔가 두려워서 피하는 것 같잖아요. 안 좋은 소문을 듣더라도 대륙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아요. ”

그 부분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말에 힘을 주고 있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