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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을 하던 장진호가 말하였다.

“ 그럼, 대륙내에 비밀 장소를 구해 줄 터이니, 그곳에서 일을 하겠소? 단, 그런 경우에 한 가지는 각오해야 하오. ”

“ 뭐죠? ”

“ 외부인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오. ”

“ 제 가족도 안되나요? ”

“ 가끔 기회를 만들어 주겠소. 자주 움직이다 보면, 사람들 이목에 걸릴 것이고, 안 좋은 소문이 나게 되오. 그렇게 되면, 진호상단은 물론이고 천붕상단에도 좋을 것이 없소. ”

매정한 이야기였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

그녀가 장진호의 첩이 된다는 것은 천붕상단이 진호상단에게 눌린다는 의미가 되었고, 천붕상단의 명예를 더럽히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양천우가 상단주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자진을 해야 할 수도 있었다.

양설란은 입술을 꽉 깨물면서 말하였다.

“ 무슨 말씀인줄 알겠어요. 그렇게 하죠. ”

그녀의 말에 장진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 자, 골치 아픈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즐기러 가십시다. 여기서는 어떤 짓을 하더라도 상관이 없소. ”

그리고는 상당히 큰 모자를 건네 주었다.

“ 여기 햇빛이 아주 강하오. 그냥 나갔다가는 살이 타 엄청 고생하오. ”

“ 고마워요. ”

양설란이 목례를 취하며 모자를 건네 받았다.

몇일동안 두 사람은 여기 저기를 돌아 다니면서 여행을 하였다.

양설란으로서는 아무 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는 재미있는 날들이었다.

장진호는 그녀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였다.

이국의 정경은 그녀에게 상당한 큰 인상을 남겼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가볍게 술을 하였고, 그 분위기에 취해 자신들도 모르게 마지막 선을 넘었다.

그런 와중에도 장진호는 챙길 것은 확실하게 챙겼다.

그녀의 병(?)을 치료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내공을 회복시키는 것이었으므로 소홀히 할 일은 아니었다.

화기가 내재되어 있는 장진호에게 있어서 극태음인인 양설란의 몸은 마치 한 줄기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였고,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양설란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지만, 장진호의 배려로 인하여 큰 고통없이 기쁨을 향유할 수 있었다.

약 일곱달간의 여행 아닌 여행이 끝나고, 장진호의 배려로 양설란은 자신의 증조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 주는 양설란을 보면서 양천우는 또 다른 생각을 하였다.

‘ 저 아이가 저런 모습을 보이다니. 그래, 저 아이만 행복하다면야. ’

양설란의 이야기가 끝나자, 양천우가 말하였다.

“ 설란아! ”

“ 네! ”

“ 지난 번에 내가 이야기 한 것은 모두 잊거라. ”

“ 증조부님! ”

“ 네 모습을 보니 더 이상 얻으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괜한 욕심은 화를 불러 온단다. 그러고 싶지 않으니, 네 행복을 찾도록 하여라. ”

“ 하지만, … . ”

“ 네 도움이 없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에게는 네 인생이 걸린 일이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느냐? 내 말대로 하거라. ”

“ 증조부님!!! ”

양설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런 그녀를 감싸 안으며 양천우가 말하였다.

“ 대신에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네가 나에게 해 줄 일이다. 약속할 수 있겠느냐? ”

“ 네, 증조부님! 약속할께요. ”

“ 그래야지. 암, 누가 증손녀인데, … . ”

두 사람은 그렇게 격정을 나누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