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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에 장진호는 부하들을 이끌고 불이 난 지역에 내려갔다.

별다른 공격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는지 경계도 그렇게 심한 편이 아니었고, 쉽게 접근할 수가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불에 타 확 드러난 곳에 나오지 않는 이상 원거리 공격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초병을 많이 세워 둘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장진호는 수신호로 일조와 이조에게 준비하라고 하였고, 중간에 있는 부하들이 그것을 전달하였다.

조심스럽게 파악하여 고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장진호는 큰 소리로 외쳤다.

“ 일진 공격!! 이진 앞으로!! ”

어두운 밤이라 그런지 그의 목소리가 상당히 먼 곳까지 퍼져 나갔고, 곧바로 화살이 발사되었다.

“ 피윙∼ ”

그러자, 적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적이다! ”

“ 화살공격이다. 피하라. ”

“ 큭 ”

유효 사정거리 밖이다보니 큰 피해를 줄 수가 없었지만, 재수없는 이들은 유시(流矢)에 맞아 다치거나 심지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공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 나간 이조가 일조의 엄호를 받으며 활을 쏘았고, 더 멀리까지 공격범위에 포함되었다.

그 중 일부는 불화살을 쏘아 화재가 발생하도록 하였고, 그로 인하여 적은 크게 당황하여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그 틈을 타 아군은 거의 이각에 걸친 공격을 하고는 철수를 하였다.

적에게 큰 피해를 준 것은 아니었지만, 허를 찌른 것이라 심적으로는 큰 타격을 주었다고 할 수 있었다.

당장에 큰 효과를 보자는 공격이 아니었으므로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은 전투였다.

다음 날 저녁에도 그 지역으로 내려가 공격을 하였고, 이번에는 적들고 당황하지 않고 응전을 하였다.

그러나, 양측 모두 상대방 활의 유효 사정거리 밖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가벼운 교전에 불과하였다.

이틀간의 교전으로 불에 탄 지역이 늘어나, 지역에 따라 팔십장에서 백장 정도의 땅이 맨살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교전은 매일 벌어졌다.

아군은 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 적을 향해 활을 쏘았고, 적도 그에 대해 응전을 하였다.

장진호는 매일 밤에 적 모르게 아군 주위에 떨어졌던 적의 화살촉을 회수하였다.

임시로 만든 나무 화살촉인 아군의 것과 달리 적의 화살촉은 철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므로 재활용할 수 있었다.

아군의 모습을 보고 적이 전진해 오면 뒤로 물러났다가, 그들이 다시 뒤로 물러나면 다가가는 전술을 펼쳤다.

가끔 적으로 하여금 많은 화살을 쏘도록 유도하기도 하였다.

적으로서는 상당히 짜증나는 공격이었다.

아군은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 공격시기를 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적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피곤한 전투였다.

적도 그 사실을 알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하여 선제공격을 해 온 적도 있었지만, 초병에 걸렸고, 연락을 받은 아군의 매복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보았다.

덕분에 아군은 많은 노획품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로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았고, 임시방편으로 만든 가벼운 방패로 소극적인 방어만 하였다.

어차피 유효 사정거리내에서 발사하는 화살도 아니었고, 나무로 만들어진 화살이다보니 가죽으로 만든 임시 방패로도 충분하였다.

거의 한달 이상 그런 공격이 이루어지자, 아군이나 적군이나 모두 내성이 붙어 큰 의미가 없는 교전이 이루어졌고, 적군의 반응은 점차 무디어지고 있었다.

유효 사정거리 밖에 있는 아군에 대해서는 아예 활을 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런 적의 모습을 보고 장진호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