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회 특집]대중 문화와 암호화폐 7부

우리나라의 대중문화에서는 우리나라만의 문화와 감성이 반영된, 현지화된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묘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록 우리나라 대중문화에서 암호화폐를 본격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한 것은 해외에 비해 많이 느렸지만, 그럼에도 해외와 비교했을 때 전혀 부족할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례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덕분에 한국식 현지화된 암호화폐 문화는 매순간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1)분노 문화

암호화폐 투자를 하다보면 분명히 화가 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시 예외가 아닌데, 국내 투자자들에 의해 현지화된 문화는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하락장으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 실패를 비관하며 이를 분노로 표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집에 있는 물건을 파손한 다음에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사진을 올려 이른바 “인증”하는 문화가 한때나마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2) "OO층에 입주했습니다." , "OO층에 사람있어요!"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많은 점에 착안하여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투자 실패를 비관할 때 자조적인 표현으로 아파트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2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집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리는 투자자들은 본인들을 입주자라고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비트코인 캐시를 195만원에 투자했다가 폭락하는 바람에 매도할 기회를 놓친 경우, "195층에 새로 입주했다"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반면, 정말로 한시가 급한 투자자들은 "OO층에서 내려올 수 없으니 구조해달라."는 식으로 반은 장난에 반은 정신나간 상태로 호소를 합니다.

3)존버 단톡방

혼자서는 도저히 차오르는 분노와 억울함을 해소할 수 없었던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그곳에서 서로의 상황을 주고받게 됩니다. 투자자들이 모여서 다같이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상승하기를 기원하면 분명히 좋은 일이 있으리라는 믿음 하에 2018년을 기점으로 꽤 많은 “존버 단톡방”들이 생겼습니다.

처음에 이러한 부류의 존버 단톡방들은 효과가 나쁘지 않았으나 부작용이 속출하는 경우도 만만치 않아, 단톡방 내의 투자자들끼리 비속어를 사용하며 싸우는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단톡방에서 처음 만나 조금 전까지 의존했던 동료가 적으로 변하는 바람에 서로 간에 억누르고 있던 분노를 마구 표출하기에 이른 것이죠.

4)“OO코인탔다”, “OO코인타라”.

우리나라에서는 뉴스와 언론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자주 언급했기에 사람들은 코인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이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하는 “OO코인탔다.”, “OO코인타라.”는 식의 표현은 전혀 이상한 표현이 아닙니다. 심지어 일부 미성년자들조차 자신들의 일상에 코인이라는 단어를 응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웹툰에서의 묘사

한편, 웹툰 작가들조차 암호화폐 열풍으로 인해 본인들의 작품에 암호화폐를 묘사하는 사례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들의 묘사는 현실의 암호화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암호화폐 시장의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초반부에 잠깐 언급되는 정도이거나,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자세한 설정을 가지고 묘사되기도 합니다.

8부에서 계속

무아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