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포해수욕장을 다시 찾았다.

오후 4시쯤 도착해서 뜨거운 태양은 피했다.

아이들이 바닷물에 발만 담그고 놀다가, 발굴게임을 한단다.

물을 반죽해 모래공을 만들고 그걸 모래 아래 묻는다.

아주 조심 조심 발굴을 한다.

혹시 손톱이 모래공을 깨트릴까 조심조심 손바닥으로 모래를 벗겨본다.

인간이 스트레스가 전혀 없이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더운 여름 칠포해수욕장은 아무 생각 없이 바다만 바라볼 수 있다. 

드넓은 모래사장에 태양을 피하도록 구름들이 몰려오기도 한다.

적당한 양의 스트레스는 아이들과 게임을 하면서도 주어진다.

"아빠! 그렇게 세게 파면 다 부숴진다구~"

이게 뭐라고......

칠포를 느껴라~ 포항을 느껴라!

파도가 낮은 날에는 해수욕장 안전요원들이 편히 쉰다.

그러나 파도가 높아지면, 안전풍선들이 가까워지고, 안전요원의 호루라기소리가 잦다.

검게 탄 안전요원의 탄탄한 피부가 믿음이 간다.

어디에나 조금의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바지가랑이에 바닷물이 젖으면 오히려 흠뻑 젖는 것보다 짜증스럽다.

속옷까지 모래가 파고 들면 짜증이 증가한다.

작은 스트레스들에도 불구하고 모래공 발굴게임은 몇 번이고 다시 시도했다.

모래를 쌓고 막대기 하나를 꽃고 모래를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고 모래를 파내다, 막대기가 쓰러지면 소리를 지른다.

긴장은 게임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긴장감이 없다면 게임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호들갑을 떨며 소리소리 지르고 크게 웃을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적절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창의적인 사고를 부추겨주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옥시토신이라는 사랑의 묘약,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사회성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단다.

스트레스를 잘 이용하면,

가족은 무관심에서 벗어나 조금은 크게 소리 지르고, 웃고, 서로의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다.

패러글라이딩하시는 분들도 적당한 스트레스때문에 다시 그 높은 산에 올라 뛰어내리겠지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