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동안 흐리고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일기예보가 된다.

추석 당일에도 보름달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보름달을 보면서

추석의 들뜬 마음으로 소원을 비는 것과

누가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예측해 보는 것은 즐겁기만 한 일이다.

그러나 먼지로 가득 쌓인 달나라에 인류가 기대하던 것들은 없었다.

오히려 서양문화 속 달은 비극적인 존재이다.

유목민들에게

밝은 보름달은 적들이 침입하는 길을 비춰주기때문이다.

역사 자체가 전쟁의 역사였던 곳에 있을 법한 이야기다.

불교에서는 토끼가 구해오라는 먹이를 구하지 못해 자신의 몸을 공양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수행자는 토끼의 몸공양을 기리기위해 달에 토끼모양을 그려놓았단다.

토끼는 없지만, 

흐리고 비가 내려도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있다.

지구도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

태양도 은하계 내에서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전진한다.

온 우주가 회전하며 전진하지만

우리의 시각에서 보이는 것은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일 뿐이다.

더 넉넉하고 풍요로운 한가위는 상대적이다.

지금 이 온 우주의 거대함을 깨닫는다면,

나는 얼마나 넉넉해지고 풍요로울 수 있을까?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