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걷는 길이다.

한시간 반 정도 걸으면 만보걷기가 완성된다.

하루를 만보걷기에 맞추어 놓으면 나의 일상은 단순해 진다.

걷기 위해서 준비하고, 걷고 난 후 정리하고 나면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이 지나간다.

떨어진 낙엽을 밟고 서서 낙엽을 담아본다.

나의 삶에서 치열한 시간들을 떠올리기는 하지만, 전혀 되돌리고픈 마음은 없다.

하루를 이렇게 소비하는 것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걷는 시간이 돈벌이를 위해 뛰어다니던 시간보다 더 가치롭게 느껴진다.

마지막을 어떻게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아직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나니, 죽음이 가까운 느낌이다.

아이들도 자신의 삶을 잘 독립해 살아갈 것이다.

나에게 남아있는 시간을 가장 가치있게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늘도 걸으며 부질 없다를 읊조린다.

sdjohn